하나조노 신사 쪽에서 흘러온 술 냄새가 공기 중에 섞여 떠돌았다. 클럽 네온사인이 축축한 보도블록을 번들거리게 비추고, 쌍둥이 거리의 호객꾼들은 넥타이를 느슨하게 푼 샐러리맨들을 두 팔 벌려 맞이했다. 번화가 한복판을 가로질러 지나가는 것은 저녁 10시를 넘긴 세이부 신주쿠선 막차. 가게에서 쫓겨난 취객이 비틀거리자 순경이 재빨리 팔을 붙잡았다.
나는 바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금방 잿빛 연기가 코를 타고 넘어왔다. 매캐한 감촉이 폐 속을 긁고 들어가 점막을 치며 빠져나갔다.
 사찰 거리를 지나 뒷골목으로 들어섰다.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볼품없는 식당 간판이 보였다. 낡은 소면(素麺) 집이었다. 가게 안은 텅 비어 있었고, 카운터 너머로 주인이 신문을 접으며 고개를 들었다.

"늦었네."
"가게 닫을 거면 나가겠습니다."
"아직은." 그는 소면 국물을 젓가락으로 휘저으며 대꾸했다. "술이나 한 잔 할 거야?"

 나는 대답 대신 자리로 가 앉았다. 낡은 나무 테이블 위에 반쯤 찬 아사히 맥주 병이 이미 있었다. 주인이 내 앞으로 새 병을 하나 더 놓아주고, 가볍게 뚜껑을 따서 건넸다. 나는 잔도 없이 병째로 들이켰다.
 밖에서는 택시가 쉴 새 없이 손님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가미카츠쵸 프라자 빌딩 앞에는 검은색 도요타가 줄지어 서 있었다. 같은 모델, 같은 색깔, 같은 번호판처럼 보일 정도로 줄 맞춰 정렬해 있었다.

"오늘은 무슨 일로 그렇게 돌아다녀?" 주인이 물었다.
"그냥, 거리 좀 봤습디다. 별일 없어 보이던데."
"이 동네가 조용하면 그게 더 수상한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 연기를 뱉었다. 거리를 지나는 뮬산(ミュルザンヌ) 모델의 벤틀리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양복 차림의 사내들이 타고 있었다. 흰 정장이 있는지 상석을 빠르게 훑었다.
 찾는 모습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