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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거리의 새벽은 기름때 낀 돈과 취기에 흐느적거리는 인간들로 채워진다. 골목은 적당히 젖어 있었다. 공기가 개운한 구석 없이 눅눅했다. 증발하지 못해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가 가로등 불빛을 넝마처럼 찢어놓고 있었다. 신발 바닥이 미끄러웠다. 싸구려 구두. 이참에 새 걸 사자 싶다가도, 아직 못 써먹을 정도는 아니니 다음으로 미뤄둔다. 그렇게 몇 개월은 더 해 먹을 것이다.
 어디서 시가렛 라이터 켜지는 소리가 들린다.

은 무형의 하늘을 읽는다.

白田는 눈 속 한 점의 흰 그림자를 두른다.

는 바람을 갈라 발돋움한다.

는 흑랑의 눈을 깨운다.

 시야를 흐리는 눈보라. 손끝에 느껴지는 싸늘한 바람. 신경을 자극하는 적막.
 바람이 외피를 때릴 때마다, 얼음 아래에서 들리는 메아리가 그를 붙잡았다.
 푸른 얼음에 갇힌 이 천체가 차갑게 숨을 쉬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 묻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한다.

※카드에 해당 캐릭터의 스크랩 보드가 링크되어 있습니다.(새 창)※